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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시

비는 하늘에서 내리고, 나는 길 따라 흐르고

맑은향기greeneco 2025. 12. 21.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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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향기 · 산문 에세이

비는 하늘에서 내리고, 나는 길 따라 흐르고

 읽는 시간: 약 2분

비는 하늘에서 떨어지지만, 마음은 언제나 길 위에서 흘러간다.

오늘 나는 빗소리를 따라 걷고, 흐르는 나를 천천히 바라본다.

비는 하늘에서 내리고, 나는 길을 따라 흐르고

비가 내린다.

하늘에서 똑똑 떨어지는 소리는 오래된 기억을 흔들어 깨우는 목소리 같다.

나는 우산을 접고, 일부러 빗속으로 한 걸음을 내딛는다.

비를 피해 걷기보다, 비를 온전히 마주하고 싶어진 날이다.

젖은 길 위를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마음의 먼지들이 조금씩 씻겨 나간다. 무엇을 잊고 싶은 것도 아니고, 억지로 비워내려는 것도 아닌데 빗소리는 스스로 나를 가볍게 만든다.

 

마치 “너는 괜찮아, 너는 잘 흐르고 있어”라고 말하는 것처럼 부드럽다.

 

 

비는 하늘에서 내리고, 나는 길 따라 흐른다.

 

비가 땅으로 스며들 듯, 나 역시 걸음을 따라 생각이 흩어진다.

해결되지 않은 일들, 말하지 못했던 감정들, 언젠가부터 쌓여 있던 작은 불안까지.

비는 그것들을 하나씩 적셔 둥글게 만들어준다. 모난 마음도 금세 힘을 잃고 부드러워진다.

 

흐르는 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제자리를 찾아가는 여정일 뿐이다.

 

 

물웅덩이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다 보면 나 또한 흔들림의 결을 따라 한껏 투명해진다.

사라져 버릴 것 같던 작은 마음들이 빗물 속에서 오히려 또렷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나는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본다.

어떤 날은 흐르는 것이 답이 되고, 어떤 날은 멈추는 것이 용기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내며.


※ 본 글은 ‘맑은 향기’ 감성 산문 시리즈입니다. 

비 맞은 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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