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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시

세상의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러도 내게 남은 시간은

맑은향기greeneco 2025. 12. 18.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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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러도
내게 남은 시간은

세상의 많은 시간, 내게 남은 작은 시간

 

 

맑은 향기 에세이 · 오늘과 남은 시간을 천천히 쓰다

 

 

세상의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러도 내게 남은 시간은

손바닥 위에 살포시 올려놓은 조약돌처럼 작다. 

달력은 매년 새로 생기고 시계는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지만, 내 삶에게 주어진 시간은 늘 한 방향이다.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자꾸만 “언젠가”라는 말을 입에 올리며

오늘을 내일에게 미루곤 한다.

 

어느 날 문득, 지하철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보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를 스쳐간 계절과 사람들, 그 안에서 흘러가 버린 수많은 기회들.

그 모든 시간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다면 작은 마을 하나쯤, 책 한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을 오래 울리는 순간들은 길거나 거창하지 않다.

 

퇴근길 창가에 보이는 노을빛, 늦은 밤 부엌에서 끓이던 라면 냄새, 힘들다고 말했을 때 돌아온

“그래도 잘 버텼다”라는 한 문장.

 

그런 순간들이 내 시간을 조용히 지켜주고 있었다.

세상의 시간이 아무리 많이 흘러가도 내게 남은 시간은 결국 내가 사랑하고, 내가 아껴 쓰기로 마음먹은 시간뿐.

 

예전에는 시간에 쫓기듯 해야 할 일을 적어 내려갔다면,

요즘은

오늘 꼭 하고 싶은 일 한 가지, 오늘 꼭 건네고 싶은 말 한 줄, 오늘 꼭 떠올리고 싶은 얼굴 한 사람.

그렇게 세 가지를 마음속에 적어두면 하루가 덜 허무하다.

 

언젠가부터 나는 내가 가진 시간이 “무한”이 아니라 “유한”이라는 것을 몸으로 알고 있다.

몸이 먼저 느끼는 피로, 마음이 먼저 알아채는 서늘함.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 지금 내 손에 쥐어진 일, 그리고 오늘 하루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

 

세상의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러도 내게 남은 시간은 한순간,

내가 깨어 있는 이 마음속에 머무릅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을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다정하게 건너가 본다.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온도를 남길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언젠가 조용히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내게 남은 시간이 시간의 손바닥 위에 올려진 작은 조약돌만큼 작지만, 생각보다 소중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 흘러간 시간 위에, 오늘을 살포시 올려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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