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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한가운데,
아직 차가운 바람이 스쳐 지나갈 때
하얀 눈꽃 하나,
먼 산 언저리에 쌓인다.
여름이 올까 걱정하는 듯,
겨울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별처럼 떠 있다.
그 꽃을 보며,
나는 잠시 멈추어 차가움을 내쉬고
봄의 온도를 느껴본다.
여전히
겨울을 품고 있다.
나도 널 기다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봄날의 기적 같은 순간을 위해
언 땅을 밀치고
하얗게 올라온 건꽃이 아니라
그리움이었습니다
봄바람 불어오면
다 녹아버릴 줄 알았는데
당신을 기다리는 마음은
눈꽃처럼 피어나
햇살 아래서도
스르르 지지 않아요.마른 가지 끝에 매달린
하얀 숨결 하나바로
당신 생각이었습니다
오지 않았을때 이미 와 버린
느낌이 무척이나 차갑다.
오늘이 그렇다.
하늘이 날 누르고, 구름이 날 누르고
너는 오지 않았다
너의 흔적은 남아 이렇게 허공을 맴도는데
내 마음에 내려버린 눈꽃은 쉽게 녹아버리고
사라진 흔적들만 난 기다린다.나는 기다리지 않기로 하였다
기다림이 너무 길어 다시 눈꽃이 흔적을 보이면
언제나 처럼 다시 널 기다리고 있겠지
지금 처럼.
하얀 네 얼굴을
하얀 내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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